평범하고 착한 남자 조엘과 화려한 여자 클레멘타인. 서로 다른 성격에 이끌려 사귀지만 결국 성격 차이 때문에 점점 지쳐가기 시작한다.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社를 찾아가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2. 영화 <수면의 과학>
어렸을 때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스테판은 이웃에 이사 온 스테파니를 흠모하며 그들이 꿈으로 연결된 운명적 관계라고 믿기 시작한다. 독심술 기계, 1초 타임머신, 그리고 달리는 말 인형 등을 스테파니에게 선물하는 스테판. 그러나 스테판은 일의 스트레스와 사랑의 감정으로 꿈에 정복 당하고, 스테파니와의 관계는 극으로 치닫는다.
어렸을 때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스테판은 이웃에 이사 온 스테파니를 흠모하며 그들이 꿈으로 연결된 운명적 관계라고 믿기 시작한다. 독심술 기계, 1초 타임머신, 그리고 달리는 말 인형 등을 스테파니에게 선물하는 스테판. 그러나 스테판은 일의 스트레스와 사랑의 감정으로 꿈에 정복 당하고, 스테파니와의 관계는 극으로 치닫는다.
과연 이 말도 안되는 영화들을 영상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영상의 마술사'라고도 불리는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가 그 주인공이다.
Who Are You, Michel Gondry?
사랑했던 기억을 지우는 <이터널 선샤인>과 사랑은 왜 꿈처럼 되지 않을까에 물음표를 다는 <수면의 과학>. 위의 소개된 두 편의 영화는 줄거리부터 모두 범상치 않다. 초현실적인 세계를 다루는 이 영화들은 영상도 색감도 무엇보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집약된 영화로 개봉 후 크게 이슈가 됐다.
이처럼 현재 활동 중인 감독 중 가장 창조적인 영상을 만드는 감독이라면 단연 미셸 공드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독특한 촬영기법과 개성 넘치는 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영화, 뮤직비디오, CF 등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 결과 세계 3대 광고제의 하나인 클리오 어워드와 칸 영화제 CF부문에서 금상을, 제7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아직 미셸 공드리의 상상력에 감탄하기에 이르다. 그런데 그의 상상력은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How's your childhood, Michel Gondry?
그저 그런, 특색없는 영상들 사이에서 상상력을 동원한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단숨에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은 미셸 공드리. 그러나 그의 어린시절 꿈은 발명가였다. 물론 발명가의 꿈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는 영상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기 때문에.
1963년 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 주로 그의 사촌과 함께 레고를 가지고 놀았는데, 12살에 이미 애니메이션 기계를 레고로 만드는 등 만드는 것에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훗날 이 재능은 그의 영상작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그의 예술가적 기질은 그의 가정에서부터 출발했다 과언이 아니다. 그의 할아버지는 최초의 키보드 중 하나를 발명한 인물로, 전자오르간 가게를 운영했고, 아버지가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했다. 그의 아버지 역시 팝 음악 마니아로 집 안 가득 여러가지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후에 가게 문을 닫을 때 미셸 공드리에게는 드럼세트를, 그의 형인 올리비에 공드리에게는 베이스 기타를 주었다고 한다. 이후 이 둘은 펑크 밴드를 결성하지만, 미셸 공드리가 파리에 있는 아트스쿨에 진학하게 되면서 그는 친구들과 '위위(Oui Oui)'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이후 미셸 공드리는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 '벡(Beck)', '롤링스톤즈(Rolling Stones)', '케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 등의 뮤직비디오와 갭, 에어프랑스, 코카콜라, 리바이스 등과 광고를 작업하게 된다. 그의 뮤직비디오, 광고, 단편영화 등은 곧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아, 2001년 찰리 카우프만의 각본으로 연출한 <휴먼 네이쳐>를 연출해 세상을 깜짝 놀래키고, 이후 두 번째 작품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찰리 카우프만과의 공동작업으로 제77회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다.
Michel Gondry's Art-work
미셸 공드리의 영상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미셸 공드리가 왜 '영상의 마술사'라 불리는지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길어봐야 5분 남짓한 시간동안 보여주어야 하는 그의 뮤직비디오나 CF를 보면 절로 감탄이 터져나온다. 그 짧은 시간동안 담아내는 그의 세계는 이렇다.
미셸 공드리 영상의 특징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 기법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가 제작했던 '위위'의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과 스톱모션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 또한 앞서 언급했던 영화 <매트릭스>의 '불렛 타임(Bullet Time)'은 미셸 공드리의 몰핑기법에서부터 출발한 것인데, 이는 애니메이션에서 쓰던 기법을 가져온 것이다.
아무리 작은 소품이라 할지라도 미셸 공드리의 손을 하나하나 거친 이 영상들은 가히 '예술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의 치밀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을 소개한다. 바로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뮤지션이자 '화학형제'라 불리는 '캐미컬 브라더스'의 <Star Guitar>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자.
리듬을 분석하고, 조율하고, 풍경을 배치하고 하는 이 모든 과정이 상당히 치밀하다. 수작업 뿐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CG 작업까지 어느 한 부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다. 위의 메이킹 영상을 보고 다시 한 번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자. 화면 속 그냥 흘러가는 배경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위위' 활동 당시 드럼을 쳤던 관계로 유난히 리듬감과 박자감이 좋은 미셸 공드리는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The Hardest Button To Button'에서 박자에 맞춰 드럼과 기타를 등장시키는 등 흥미로운 연출을 선보였으며, '바인스(The Vines)'의 'Ride' 뮤직비디오에서도 마찬가지. 음악이 터지는 부분을 잘 살려 표현했다.
미셸 공드리가 그의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현실'과 '꿈'이다. 비요크의 'Hyperballad' 뮤직비디오에서는 좀더 명확하게 현실과 꿈에 대해 다룬다.
눈을 감은 여자가 누워있고, 그녀가 잠을 자는 동안 그녀의 분신은 노래하고, 달리고, 추락한다. 꼼짝 않고 누워있는 여자는 운명에 포박당한 느낌을 주지만, 분신은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행위를 담당한다. 즉 분신은 가능성,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것. 따라서 분신이 달리다 추락한다 해도 개의할 일이 아니다. 파멸보다는 과감한 시도와 무한한 자유이기 때문. 곧 미셸 공드리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꿈은 환상, 판타지, 공포 등 온갖 상상을 제공하는 공간이고, 분신이 활약하고 존재할 수 있는 터전이라는 말이 아닐까? 이를 영상으로 자유롭게 풀어내는 미셸 공드리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밖에 없다.
Michel Gondry & New Balance
PHANTACi x New Balance MT580 ‘Green Hornet’ 미셸 공드리의 2011년작 <그린호넷>은 철없는 백만 장자가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내용의 슈퍼히어로 액션물이다. 뉴발란스는 <그린호넷>의 개봉을 기념하며, <그린호넷>의 주인공이자 Pantaci의 소유주인 주걸륜(영문 이름 Jay Chou)가 직접 참여한 Phantaci와 콜라보레이션을 발매했다. 호넷의 컬러인 그린 컬러와 핑크 컬러가 포인트 컬러로 쓰인 제품이다.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어린시절 누구나 한 번쯤 공상했던 세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세계를 고스란히 영상으로 표현한 그의 능력에 감탄할 만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는 것 자체도 놀랍다. 또한 이 세계를 혼동시키지 않고 적절하게 경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도 박수를 보낸다.
미셸 공드리는 자신의 나이를 '난 항상 열두 살이에요(I've Been Twelve Foever)'라고 말한다(이는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 소책자 제목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갖추게 되는 '냉소'를 가장 싫어한다고 말하며, 어른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거만한' 냉소주의도 걱정스럽다 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다르게 보고, 점점 호기심이 줄어들고 쉽게 감동을 느끼지 않는 그런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에 미셸 공드리의 답변은 경종을 불러일으킨다.
한 인터뷰 중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디를 가보고 싶냐는 질문에 '시간의 끝이나 블랙홀 안을 보고 싶다'고 답변하기도 한 미셸 공드리. 역시 그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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